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북한산 야간 라이딩 - 자전거로 3번 포기했던 도선사 언덕, 오토바이로 오르기

가이드/모터싸이클

by 나인이 2026. 6. 7. 12:5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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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발전 준비 오늘의 차량 키웨이 SR125

 

자정이 넘은 시간, 문득 도선사에 다녀오기로 했다. 자전거를 탈 때 수도 없이 오르던 길이다. 오늘은 페달이 아니라 스로틀로 간다. 어제 탱크패드를 붙인 SR125의 첫 실전이기도 했음. 신규 패드를 장착했으니 시험라이딩 정도 ㅋ

 

자전거의 기억

도선사 가는 길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업힐 연습 코스로 유명하다. 우이동 입구에서 절 앞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. 나도 처음 몇 번은 중도 포기했다. 심장이고 다리 근육이고 터질 것만 같아서, 3번인가 4번째 도전에서야 겨우 완주했던 길이다. 그 언덕에 대한 내 몸의 기억은 그렇게 고통으로 저장되어 있다. 그래서 더 궁금했다. 같은 길을 엔진으로 오르면 어떤 기분일지.

 

도선사는 어떤 절인가?

 

잠깐 절 소개를 하자면, 도선사는 신라 경문왕 2년인 862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. 북한산 만경대 아래에 자리 잡고 있고, 도선국사가 지팡이로 새겼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마애불로 유명하다. 실제로 석상에 정 자국이 없다고 해서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불상이다. 백운대 등산 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해서 낮에는 등산객과 신도들로 붐비는 곳이다. 그러니까 이 길은 천 년 동안 사람들이 기도하러 오르던 길인 셈인 것이다. 자전거로, 이제는 오토바이로 오르는 사람이 하나 추가됐을 뿐이고.

입구에서 잠시

찾아가는 길

위치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, 네비에 '도선사 주차장'을 찍으면 된다.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 근처에서 산 쪽으로 진입하면 도선사길이 시작되고, 입구부터 절 앞 주차장까지 약 2.5km의 오르막이 이어진다. 내 경우 집에서 편도 4km, 야경 감상 포함 왕복 총 20분이 걸렸다. 도봉·강북권에 산다면 "아무생각 없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" 거리다.

 

125cc로 오르는 도선사길

바이크 입문시절 종종 와서 오르막 연습을 하던 곳 ㅋㅋㅋ 

기어는 3단으로 시작해서 본격적인 오르막부터는 계속 2단에 물려 올라갔다. 125cc로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출력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없었다. 2단에서 고알피엠을 유지하면 꾸준히 치고 올라간다.

다만 이 길의 진짜 변수는 경사가 아니라 노면이다. 도로 전체가 미끄럼 방지용 가로 홈이 파인, 흔히 말하는 칼국수 도로다. 바이크가 홈을 타면서 잘게 좌우로 롤링하는데, 처음 겪으면 차체가 흔들리는 것 같아 당황할 수 있다. 핸들을 억지로 잡아 누르지 말고 가볍게 쥔 채 속도 욕심 없이 살살 올라가는 게 정답이다. 타이어가 알아서 자리를 찾는다. 더군다나 125cc라 타이어가 얇고 깍뚜기 타이어라 더 심했음.

 

내려올 때는 3단에 걸고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잡으며 내려왔다. 2.5km짜리 내리막에서 브레이크 레버만 잡고 내려오면 과열로 제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, 엔진브레이크를 섞으면 그 부담이 확 준다. 산길 다운힐의 기본기인데 이 길에서 연습하기 딱 좋다.

자정의 도선사길, 위험할까

 

결론부터 말하면 생각보다 안전하다. 워낙 왕래가 많은 길이라 가로등이 절 앞까지 쭉 이어져 있어서 자정에도 노면이 잘 보인다. 산길 야간 주행의 최대 변수인 '안 보이는 노면'이 여기엔 없다. 차도 사람도 없는 시간이라 오히려 낮보다 페이스 잡기 편한 면도 있다.

조심할 건 두 가지. 하나는 역시 칼국수 노면  밤이라고 봐주지 않는다. 다른 하나는 계절 변수로, 새벽 산길은 도심보다 기온이 몇 도 낮고 습기가 내려앉는 날은 노면이 촉촉할 수 있다. 6월 초인데도 얇은 겉옷 하나가 아쉬웠다.

 

탱크패드 첫 실전

 

어제 붙인 탱크패드 얘기를 안 할 수 없다. 업힐 코너에서 무릎이 탱크에 밀착되니 안정감이 완전히 다르다. 칼국수 노면의 롤링 속에서도 하체가 고정되니 상체에 힘이 안 들어간다. 미끄러운 바지를 입고 무릎이 헛돌던 그날과 비교하면 다른 바이크 같다. 5천원짜리가 일을 한다. (탱크패드 부착기는 이전 글 참고)

 

 

오토바이 탱크패드 효과 5천원으로 니그립 잡은 후기

탱크패드가 필요한지 고민된다면, 내 경우엔 코너에서 무릎이 미끄러진 날 결론이 났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SR125를 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. 메인 기체가 아니다 보니 타는 빈도가 많지 않고,

imhawon.com

 

언덕 위의 보상

절 앞 주차장을 찍고 100미터쯤 내려오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서 멈췄다. 서울 북부가 한눈에 펼쳐진다. 자전거 시절엔 이 풍경을 볼 여유가 없었다. 숨을 고르느라 쉬기 바빴으니까. 오토바이는 그 여유를 준다. 헬멧 사이로 흐르는 노래와 함께 내려다보는 서울의 밤 왕복 20분짜리 코스에서 얻는 것치고는 과분하다.

 

■코스 요약

 

코스: 우이동 입구 ~ 도선사 주차장, 편도 약 2.5km 오르막

소요: 왕복 20분 내외 (야경 감상 포함)

기어: 업힐 2단 위주, 다운힐 3단 엔진브레이크

주의: 칼국수 노면 롤링, 새벽 기온차

조명: 가로등 양호, 야간 주행 무리 없음

보상: 서울 북부 야경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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